과천경마장 이전 논의에 “마사회가 지킬 것은 말의 생명과 국민 신뢰”

제주에서 과천경마장 이전 논의 관련 경마의 적정 규모부터 검증하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은 29일 성명을 내고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경마장을 어디에 건설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 아니”라며 “우리 사회에 경마가 얼마나 필요한지, 지금의 운영 규모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비건에 따르면 현재 한국마사회 본사 지방 이전과 정부 주택공급 정책에 따른 과천경마장 이전 논의가 맞물리면서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마사회 유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주비건은 “마사회 본사 이전과 경마장 신축은 별개 문제”라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세수 확보가 새로운 경마장 건설의 충분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가 과천경마장 대체 시설의 규모와 건설계획을 확정하기 전에 ‘한국 경마산업 적정 규모 및 전환 방안 연구’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제주비건은 싱가포르와 마카오가 2024년 경마 운영을 종료했고, 미국에서도 알링턴파크와 골든게이트필즈, 프리홀드 경마장 등이 문을 닫았다며 경마산업의 유지와 확대가 반드시 필요한 선택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전용 목요 제주경마를 두고는 경마 참여 기회를 넓혀 도박을 일상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청소년이 타인 명의 계정 등으로 불법 접근할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고 했다. 경주 총량이 늘면 말의 출전 부담과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말 복지와 관련해서는 퇴역경주마의 소재와 생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전 생애 이력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부상마와 고령마, 재퇴역마까지 보호할 법적 책임과 재원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제주비건은 “퇴역 이후의 보호가 강화된다고 해서 경마를 위한 말의 이용 자체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며 “경주마의 생산과 도입, 경주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 한국마사회에 △경마산업 적정 규모와 단계적 축소·전환 방안 독립 연구 △온라인 경마와 경주 총량 추가 확대 유보 △말의 전 생애 보호 책임 법제화와 생산·이용 단계적 축소 등을 요구했다.
또 우희종 한국마사회장에게는 “말 복지와 생명 존중에 관한 공개 약속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비건은 “한국마사회가 지켜야 할 것은 산업의 규모가 아니라 말의 생명과 국민의 신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