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수년간 논의된 말 이력제, 퇴역 경주마 관리제도로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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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건제주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6-07-29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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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수년간 논의된 말 이력제, 

퇴역 경주마 관리제도로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

제대로 된 말 이력제 없이는 대한민국 말복지는 없다

한국마사회가 「경주퇴역마 이력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는 말 등록의 법적 기반 강화, 이력관리 시스템 보완, 등록 접근성 개선 등 3대 전략과 9개 세부 과제가 담겼다. 퇴역 경주마의 등록과 이동, 소유자 변경, 폐사 등 이력관리 강화와 등록제도 개선, 전산 시스템 정비 등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다.

퇴역 경주마의 이력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계획은 말 이력제를 경주마와 퇴역 경주마 중심의 관리체계로 설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년간 논의되어 온 말 이력제의 본래 취지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말 이력제는 모든 말을 위한 국가 관리체계다

말 이력제는 경주마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아니다. 퇴역 경주마의 불투명한 유통과 도축, 반복되는 방치와 학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필요성이 제기되었지만, 논의는 곧 대한민국 모든 말의 생애를 국가가 책임 있게 관리하는 제도로 확대되었다.

말이 어디에서 태어나 누구에게 사육되었는지, 어디로 이동했고 어떤 용도로 살아왔는지, 마지막 생을 어떻게 마무리했는지까지 생애 전 과정을 국가가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 그것이 말 이력제의 본래 취지다.

이러한 방향에 따라 2024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도 「말 복지 제고 대책」을 통해 말 이력제 강화와 복지 사각지대 최소화, 생애주기별 복지 지원체계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계획은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다

이번 계획은 경주마와 퇴역 경주마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의무등록과 이동경로 관리, 도축 정보 관리 등 핵심 내용 역시 모두 경주마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에는 경주마뿐 아니라 승용마, 번식마, 교육마, 관광마, 제주마 등 다양한 말들이 살아가고 있다. 이들 역시 태어나고 성장하며 소유자와 사육 장소가 바뀌고, 용도가 변경된다. 은퇴 이후에는 방치와 학대, 불법 거래와 도축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다르지 않다.

말복지의 대상은 특정 용도의 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말이다. 따라서 이번 계획은 국가 차원의 말 이력제라기보다 경주마와 퇴역 경주마를 중심으로 한 이력관리 체계에 머물러 있다.


진정한 말 이력제는 생애 전 과정을 기록하는 제도다

말 이력제는 단순한 등록제도가 아니다. 출생과 등록, 소유자 변경, 사육 장소, 이동, 용도 변경, 번식, 은퇴, 폐사와 도축까지 생애 전 과정을 하나의 이력으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제도다.

전자식별과 현장 확인, 복지 실태조사까지 연계될 때 방치와 학대를 예방하고, 불법 유통을 차단하며, 과학적이고 책임 있는 말복지 정책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세계는 이미 모든 말을 관리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모든 말을 대상으로 전자식별장치와 말 여권(Equine Passport) 제도를 운영하며 출생부터 이동, 소유자 변경, 폐사까지 개체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프랑스는 국가 말 등록시스템(SIRE)을 통해 모든 말의 생애 정보를 통합 관리하며, 영국과 벨기에도 자연사·안락사·도축 등 말의 죽음까지 국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들 제도의 공통점은 경주마만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말을 국가 관리체계 안에서 관리한다는 점이다.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기록을 남기는 이유 역시 불법 유통을 방지하고 하나의 생애 이력을 완성하기 위해서다.

반면 우리나라는 개체 등록과 일부 이력 관리는 이루어지고 있지만, 모든 말을 대상으로 생애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고 사망 정보를 국가 이력체계에 의무적으로 등록하는 제도는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다.


제대로 된 말 이력제가 말복지의 출발점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동물권변호사단체 PNR과 제주비건은 「말산업육성법」, 「한국마사회법」,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공동 제안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대한민국 모든 말을 대상으로 출생부터 죽음까지 생애 전 과정을 기록·관리하는 '말 생애복지 이력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말 이력제는 특정 산업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하나의 생명이 살아온 전 과정을 국가가 책임지는 공공정책이다. 따라서 수년간 사회적 논의를 통해 마련된 말 이력제가 경주마 중심의 관리체계로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가 모든 말의 삶을 끝까지 기록하고 책임질 때 비로소 실효성 있는 말복지 정책도 가능하다.

 

제대로 된 말 이력제 없이 대한민국 말복지는 없다.